지구에 있다 보면 4

라디오 스타

무도 라디오 스타 보다가, 생각이 나서 하는 라디오 잡설.초등학교 때, 매주 목요일에 하는 별밤 창작극장, 라디오 드라마를 들어 보겠다며 늦잠잔다는 부모님의 성화에도 이어폰을 몰래 끼어 자는 척을 하며 듣던 기억이 난다.라디오를 통해 전람회의 해체 소식을 들었고, 이문세의 별밤 마지막 방송엔 글썽였었고, 독서실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킥킥댔었고, 눈치보여 살짝 엿본 옆자리 학생도 킥킥댔었고, 음악시작할때 녹음 버튼의 손맛을 즐겼고, 그 테이프를 내 음악 편집앨범이라며 수줍게 주던.추억 되감기는 잠시 일시정지 해두고요즘 듣는 라디오 이야기황정민 FM 대행진 -> 이현우의 음악앨범 -> 이루마의 팝스팝스 (윤상때가..ㅠㅠ) -> 김신영의 정오의 희망곡 -> 박병수 두데가 그리워 이시간에는 쉼 -> 김현철의 음악..

흘러가는 이야기.

머리가 짧던 학생 시절. 항상 내 별명은 더벅머리 였다. 뭐. 잘 정돈 안되서 이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머리 숱이 많았었다. 지금도 물론. 안많다고는 볼 수 없지만, 작년 이었나, 올해 부터였나, 머리를 말리고 드라이를 하는 순간 부터 앞 쪽 머리에 흰 살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였다. ' 아니 취직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더니 머리가 쑥쑥 빠지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던 중. 우연히 화제가 그 쪽으로 흘러 갔다. 그러자 일하시던 선생님의 한 마디. " 그건 머리가 빠진게 아니라, 머리 카락이 더 가늘어 지는 거에요. " 아 근데. 왜. 그말이 다행이 아닌, 더 슬퍼졌을까. 훌쩍. 머리 카락이 가늘어 진다는 것.

늦은 밤.

소중한 시간들, 그리고 사람들 너무나 감동적이고 때로는 새로운 세계이던 것들이. 하나둘. 추억이란 이름으로 서서히. 지난 기억들로 향해가는 지금. 그 추억들을 붙잡기 위해, 그리고 원래 있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으로. 또 다른 험난한 세계에 발을 내딛기 위해 난. 몸이 열개라도 모자른듯. 그래도 부족한듯. 아쉬움에 눈을 감는다. 아침이여, 부디 더 빛나기를.